무인도 100일: 첫날부터 죽을 뻔했다

1장: 절망에서 희망으로 (1~10일차)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7화: 첫 번째 밤의 공포 - 야생동물과의 공존 전략
1. 어둠 속에서 오는 것
"스르륵… 바스락."
나는 숨을 죽였다.
바람이 아니다.
나뭇잎이 부드럽게 흔들리는 소리도 아니다.
이건… 의도적인 움직임이다.
무언가가 내 거처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칼을 쥐었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나 자신의 두려움이다.
야생에서 두려움을 통제하지 못하면, 그건 곧 죽음을 의미한다.
2. 나는 먹잇감일 수도 있다
생각해 보자.
나는 지금 무방비 상태다.
불은 아직 작다.
내 몸은 지쳐 있다.
주변은 깜깜하다.
그리고… 이 섬의 생태를 모른다.
나는 여기가 어떤 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어떤 동물들이 있는지, 그 동물들이 공격적인지,
심지어 이 소리가 혼자 있는 생물인지도 모른다.
"내가 잘못된 판단을 하면 끝장이다."
나는 천천히 심장을 진정시키며 생각했다.
'야생동물은 인간을 공격하는가?'
대부분의 경우,
야생동물은 인간을 피한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특히 배고픈 포식자는 예외다.
나는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장면—
어두운 밤, 아프리카 초원의 작은 불빛.
그리고 그 불빛을 피해 서서히 물러나는 사자들.
그렇다.
불은 동물을 쫓아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불을 바라보았다.
너무 작다.
"이대로는 안 돼."
나는 결심했다.
불을 키워야 한다.
3. 불은 무기가 된다
나는 급히 나뭇가지를 더 모았다. 그리고 불에 하나씩 던졌다.
* 불을 이용한 야생동물 방어 전략
불을 키워 존재감을 과시한다.
연기를 만들어 냄새를 퍼뜨린다.
불의 움직임을 크게 만들어 위협감을 준다.
나는 바닥에서 가장 긴 나뭇가지를 하나 집어 들었다. 그리고 끝에 불을 붙였다.
즉석에서 만든 횃불.
"좋아, 이 정도면…"
그때였다.
"스르륵…."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불을 천천히 흔들었다. 불꽃이 공기 중에서 춤을 추며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야생동물들은 불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
이건 본능이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야생에서는 상대의 두려움을 읽는다.
내가 도망치면, 포식자는 나를 사냥감으로 인식할 것이다.
나는 심호흡을 했다.
"내가 두려워하면 안 돼."
그리고 더 강하게 불을 흔들었다.
4. 적을 보지 못하는 것이 더 두렵다
나는 이제 결정을 내려야 했다.
불을 키웠다.
그럼 이제?
1. 거처 안에서 숨어야 할까?
2. 밖으로 나가서 직접 확인해야 할까?
문제는 나는 적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무릎을 꿇고 바닥에 귀를 가까이 댔다. 어두운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은 청각이다.
"스스슥…."
낮은 기척.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가까이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만약 이게 사냥하려는 포식자라면, 이렇게 쉽게 들리지 않을 거야.'
맹수들은 보통 조용하다. 이건… 포식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나는 결심했다.
"직접 확인한다."
나는 천천히 횃불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려움을 보이면 안 된다.
내가 더 큰 존재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나는 조심스럽게 빛을 비추며 주변을 살폈다.
5. 정체를 드러낸 방문자
"…아."
나는 순간적으로 힘이 풀렸다.
거기에는, 거대한 멧돼지 한 마리가 서 있었다.
짙은 갈색 털, 두꺼운 몸통, 번뜩이는 눈.
그리고 커다란 주둥이로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야… 너였냐?"
나는 어이없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동시에 긴장을 풀지 않았다.
멧돼지는 포식자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멧돼지는 겁을 먹으면 공격한다. 특히, 내가 방심하는 순간 들이받으면 나는 그대로 죽는다.
'자, 이제 선택해야 한다.'
소리 내서 쫓아낸다.
조용히 철수한다.
나는 소리 내서 쫓아내기로 했다.
나는 불을 조금 더 흔들고, 일부러 나뭇가지를 밟아 큰 소리를 냈다.
"이봐! 저리 가!"
멧돼지는 순간 움찔했다. 그리고 코를 킁킁거리더니, 천천히 뒤돌아 숲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제야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아… 미쳤다, 진짜."
이게 무인도의 첫 번째 밤이다. 나는 아직도 살아 있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시작일 뿐이다.
6. 나는 더 강해져야 한다
나는 다시 불가에 앉아 몸을 웅크렸다. 지금은 겨우 멧돼지였지만, 다음번엔 더 위험한 동물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결심했다.
"더 안전한 방어책을 만들어야 한다."
거처를 더 튼튼하게 만들기.
야생동물의 동선을 파악하기.
더 강한 무기를 만들기.
나는 칼을 꺼내며 혼잣말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지만, 다음번엔 내가 먼저 준비해야겠지."
불꽃이 타오르며 내 얼굴을 비췄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생존자가 아니다.
나는… 이 섬을 정복해야 한다.
'무인도100일: 첫날부터 죽을뻔 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9화: 몸을 보호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옷과 보호 장비 만들기 (0) | 2025.03.19 |
---|---|
8화: 생고기? 익히지 않으면 위험하다 - 불 없이 조리하는 방법 (0) | 2025.03.19 |
6화: 불을 피우지 못하면 끝장이다 - 원시적 방법으로 불 지피기 (0) | 2025.03.19 |
5화: 비바람을 피할 곳이 필요하다 - 임시 거처 만들기 (0) | 2025.03.19 |
4화: 배가 고프면 뭐든 먹어야 한다-식량 탐색과 독초 구별법 (0) | 2025.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