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설계할 땐 이렇게 시작하세요

제목 : 전원주택 집짓기 궁금증 100가지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PART 3. 건축 설계와 관련된 궁금증
3.1 설계할 땐 이렇게 시작하세요
설계를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뭘까요?
저희들 생각에는 '치수'에 대한 부분일 것입니다. 도대체 방 크기는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건지, 거실이나 주방은 또 어느 사이즈로 해야 하는 것인지 감도 안 잡히잖아요.
전원주택은 아파트보다 넓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다른 집들 평면 보면 좁아 보이고... 참 어렵죠.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설계의 시작점. 특히 면적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아파트 30평형. 어떤가요? 저희들이 생각하기에는 4인 가족이 생활하기 무리 없는 공간일 것이라 판단합니다. 그렇다면 전원주택도 그럴까요?
우리가 하는 착오 중의 하나가 아파트와 전원주택을 동일선 상에 놓고 시작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과 공용면적, 서비스 면적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공간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각 동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데드 스페이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형태로 설계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만 한 층에 각 세대들이 균일한 채광과 조망권을 가져가야 하니 실별로 쾌적함의 정도가 다르게 구성됩니다. 남향의 거실이 들어왔다면, 어느 방 두 개 정도는 좋지 않은 향으로 배치가 되어야 각 세대들이 콤팩트하게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죠.
'사람이 살기에 괜찮은 공간인 것이냐?'라고 봤을 때에는 '그렇지 않다'가 답입니다. 다만 우리들은 수십 년 동안 그 공간 안에서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익숙함이 먼저 다가오니 이 아파트가 오히려 편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이죠.
자 그럼 전원주택은 어떨까요? 전원주택은 1층으로 일단 잘 안 짓죠. 거의 2층이 기본입니다. 아파트와 다른 느낌을 가져가고 싶은 분들이 많기 때문에 기본 2층이 전원주택의 구성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30평을 예로 들면 아파트처럼 플랫 하게 구성하고 채광, 조망 상관없이 배치하면 공간 효율도 좋고 동선도 짧게 구성되겠죠. 그런데 내 땅에 내 집 한 채를 짓는데 그렇게 할 이유가 있나요?
남 눈치 보지 않고 살기 위해 전원주택 짓는 것이잖아요. 제일 좋은 향과 조망권을 확보하면서 거실과 주방, 그리고 방을 배치하게 됩니다.
그리고 30평을 2층으로 구성해야 하니 쉽게 생각해보면 1층은 20평, 2층은 10평 이렇게 구성이 되겠지요.
같은 평형 대지만 집 안에 들어왔을 때의 첫 느낌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가 보는 가시성은 1층 부분뿐입니다. 30평이 아니라 20평의 1층 공간을 본 것이에요. 그래서 전원주택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많이 당황하십니다. 아파트에서는 넓었는데 전원주택은 이상하게 좁다고요.
아파트와 전원주택의 차이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계한다면 이 집은 행복한 집이 아니라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치수에 대한 부분을 알려드릴게요. 침실의 크기는 큰방 기준 4.5~5평 정도를 구성하십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거의 기본 사이즈입니다. 작은방은 보통 3평 이상 구성하시면 되시며, 평균 3.5평 정도에 붙박이장을 같이 배치해 줍니다. 3평 미만은 너무 작아요. 드레스룸이 아니라면 그렇게 구성하시면 안 됩니다.
아파트의 분양평수를 보면 작은방이 2.5평입니다. 하지만 발코니 확장을 1평 하기 때문에 실 평수가 3.5평으로 됩니다. 여러분들이 현재 살고 계신 작은방의 평수가 2.5가 아니라 3.5평인 거예요.
방의 치수가 결정되면 나머지는 오히려 쉽습니다. 거실은 평수보다는 가로폭은 4.8m~5m로 잡고 배치를 하면 현관과 맞추어 자연스럽게 공간이 구성됩니다. 주방을 뒤로 놓을지 앞으로 놓을지는 싱크대를 어떠한 스타일로 할지를 결정하시면 쉽습니다.
현관과 방의 위치를 정하면 나머지 공간들을 땅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배치되며, 복도 1.2m 확보 후 남는 공간들을 확인해보면 '아! 1층에는 몇 평정도를 앉혀야 내가 원하는 공간이 나오는구나'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잡아가면 됩니다. 너무 쉽게 이야기를 했나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방의 개수와 1층, 2층 각각의 층에 들어갈 실만 정하시면 나머지는 건축가가 알아서 해준답니다.
특히 주차장을 많이 고민하시는데요. 도로 쪽에 무조건 붙어있어야 하며, 땅의 방위에 따라 들어가야 할 곳이 이미 정해져 있는 부분이니 그 부분도 건축가에게 일임하세요.
대부분의 고민이 편법으로 무언가를 해 보려고 하니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지, 원칙대로 정석대로, 그리고 순리대로 한다면 내 땅에서 최적의 설계안이 무엇인지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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